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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아 생각

시간이 빠르고 더디게 흘러가고 있다

by Mia_Unnie 2020. 1. 3.

 

 

오늘은 길었던 손톱도 짧게 다듬고 친구와 저녁을 먹었다. 시간의 흐름에 무딘 느낌이었는데 내 손톱의 바디가 예뻐졌다며 흐뭇하게 웃는 친구를 보니 관리한 시간만큼은 흐름을 느꼈다. 저녁식사 뒤 혼자 운동을 하러 헬스장에 갔는데 누군가가 내 이름을 불렀다.

 

"미아 아니니? 나 기억나니?"

 

아아-! 하고 놀래서 소리를 지르고 반가움 마음에 인사를 드렸다. 15살 때 처음 수영을 배웠을 때 가르쳐준 선생님이시다. 당시 초급반에서 일주일 배웠다가 생각보다 빠르게 배운다며 중급반으로 바로 올라갔었는데 그 때 중급부터 상급반까지 나를 가르쳐주신 수영선생님이셨다. 16년이 넘게 흘렀는데 아직도 내 이름을 기억해주시다니.

 

감동도 잠시, 선생님이 "내 나이 벌써 50이다 그 때가 31살이었는데. 여기봐봐 흰머리가 가득하지?" 하면서 본인의 머리칼을 쓸어 넘기며 보여주시는데 그래도 선생님의 모습은 중후한 멋진 중년의 모습이었다.

 

어느 새 헬스장을 운영하시는 사장님이 되셔서 회원권 사진 찍자며 나를 부르려다 내 이름을 보고 알아보신 거다. 그래도 그 많던 수강생 중에 이름을 기억해주시다니ㅋㅋㅋ 동네에서 오지랖 넓은 엄마 덕분인가 싶기도 했다. 운동 전에 반가움의 인사를 나누고 운동이 끝나고 돌아가기 전에 새해 인사를 드렸다.

 

요즘들어 시간이 참 더디게 가는 것만 같다가도 어느 새 눈 뜨면 아침, 일과를 마치면 운동하러 갈 시간-이었는데 선생님을 만나니 시간이 벌써 이렇게나 흘렀구나하며 새삼 느꼈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혼자 방 안에서 사색하는 시간이 점점 늘고있다. 나도 나이를 먹는다는 증거인가. 혼자만의 시간이 소중하면서도 뭔가 낯설지만 스스로 익숙해지려고 하는 중이다.

 

새해라고 신년회겸 술자리를 갖자며 연락 오는 친구들은 아직 많지만... 나는 아직 2020년을 맞이할 준비가 되어있을까 문득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래서 흔쾌히 수락을 할 수 없었다. 그리고 이제 이런 자리도 사람도 점점 줄어들 거라 생각하니 나도 적응을 해가야지 싶다.

 

고민이 있을 때 사람들에게 술을 마시며 털어놓으면 그 순간을 시원할 지 몰라도 혼자 불꺼진 방 안에서 잠들 때가 되면 오늘 하루 잘보냈단 생각을 하기엔 찝찝함이 한꺼번에 몰려올 거란 걸 깨닳을 나이가 이제서야 된 건가 싶기도 하다.

 

더 사색하고 스스로의 행동을 많이 되짚어보는 게 나를 위해 더 건강한 방식일테니깐. 내가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고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정답은 아직 없다고 믿고싶다. 있다해도 내가 계속 노력의 끈을 놓을 이유는 어디에도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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